민간헬기 탑승대원도 수상 생환훈련을…첫 수료생 44명 배출

호수, 강, 바다 등 수상 추락사고 시 생존율 제고…실전 훈련 실시

# “실제 수상 추락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더스카이 정진호 조종사)

그동안 국가기관인 소방청, 보건복지부, 산림청 헬기 탑승대원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수상 생환훈련을 민간헬기 탑승대원까지 확대해 최초로 민간 8개 기관 44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소방청은 헬기 수상 추락 사고 대비 헬기 승무원 생존율 향상을 위해 민간업체 헬기 승무원을 대상으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대구광역시 소재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추진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생환훈련 민간 확대는 지난해 10월 산불진화 헬기 수중 추락사고 발생 이후 민간헬기 탑승대원 생존율 향상을 위한 것이다.

이에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생환훈련을 요청한 것을 계기로 소방청과 국토부(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서울·부산지방항공청이 협업해 추진했다.

특히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가 저수지 등에서 물을 채우던 중 추락한 사고는 7건 발생해 6명이 사망했다.

때문에 이를 계기로 헬기 수상 추락 때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생환훈련 필요성이 부각되었다.

또한 헬기는 구조 특성상 엔진이 기체 윗부분에 장착돼 있어 물속으로 추락할 경우 무거운 윗부분이 아래쪽으로 전복되어 수영에 익숙한 탑승자라 하더라도 탈출하기가 매우 어려워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환훈련이 필수적이다.

실제 미국 해군 연구자료에 따르면 헬기 수상 추락사고 때 헬기에서 탈출한 생존자의 92%는 생환 훈련을 이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업체 소속 헬기 승무원 대상 수상 생환훈련 중 헬기 동체 탈출 실전훈련 (사진=소방청 제공)

이에 실제 헬기가 물속으로 추락하는 긴급상황을 가정해 진행한 이번 생환훈련은 헬기 수상 추락사고 때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훈련의 주요 내용은 ▲헬기사고 사례 분석 ▲헬기 수상탈출(HUET)시뮬레이터 소개 및 탈출훈련 ▲수상 비상호흡기(HEED) 사용법 ▲생존수영 등이다.

아울러 높은 파도와 안개, 강우 등 악천후 기상상황을 구현한 환경에서 헬기 수상탈출 시뮬레이터 훈련장비를 활용해 생존수영, 동체탈출 등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운영했다.

훈련에 참여한 우리항공 소속 김경동 조종사는 “사고사례를 이론상으로는 접했지만 실제 사고상황을 가정해 직접 훈련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헬기 수상 추락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겨 민간항공대원들에게도 정기적인 훈련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상기 소방청 장비기술국장은 “그동안 국가기관 대상으로만 운영했던 수상 생환훈련을 민간 헬기 승무원까지 운영하게 된 것은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간 헬기 승무원은 생환훈련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 그동안 관리의 사각지대였으나, 정기적으로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해 헬기 수상 추락사고 때 탑승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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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아 기자 다른기사보기